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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방

미래에 등장할 남성 운동(매스큘리즘)


워런 패럴은 과거에 새로운 형태의 매스큘리즘 등장을 예견한 적이 있는데 그가 예언한 것들 중 일부는 2010년대에 래디컬 매스큘리즘이 내세우는 것이 된 듯 하다.(여기서 내가 잘못 본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서 나도 항후 미래에 어떤 매스큘리즘이 등장할 지 예견해보았다.
지금의 매스큘리즘은 1960년대에 등장한 제2물결 페미니스트들과 같이 래디컬 성향이 대부분이지만 항후 사회 양극화가 해소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매스큘리즘이 등장할 것이다.
시대에 따라 남성 운동 과정을 분석하면 미래에는 어떤 남성 운동이 등장할 지 예견할 수가 있다.

제1물결 매스큘리즘(1960년대~1970년대)
1) 초기 매스큘리즘으로 지칭되는 제1물결 매스큘리즘은 1960년대에 페미니즘 이론 영향 받고 탄생함.
2) 사회가 규정한 남성 규율에 대해 반대하며 페미니즘 이론과 함께 발전함.
3) 다만 그 시기 페미니스트들이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의 억압에 대해 이해 못한 바람에 1970년대 이후 부터 친페미니즘적 매스큘리즘과 반페미니즘적 매스큘리즘으로 분열
4) 대표적으로 래윈 코넬, 워런 패럴, 폴 엘람 등이 있다.

제2물결 매스큘리즘(2010년대에 등장.)
1) 취업난, 사회 양극화로 인해 인터넷에서 탄생.
이로 인해 남성 정체성 정치에 빠져 래디컬 매스큘리즘이 주류가 되어 MGTOW 운동이 일어남.(그것도 1960년대 등장한 래디컬 페미니스트들과 똑같이.)
다만, 몇몇 남성 운동가들이 대안우파들에게 잠식되어 이용당하거나
2) 결혼 못하는 남성들 중심으로 인셀 서사 탄생.
3) 더 레드필 다큐멘터리 탄생.
4) 초기 매스큘리스트들이 내세운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 억압 서사는 맨박스 이론으로 탄생

제3물결 매스큘리즘(사회 양극화 해소 시기.)
사회 양극화가 어느정도 해소됐을 시기에 주류 매스큘리스트들은 개인주의 성향으로 변하고 매스큘리즘 학문이 발전해 여러가지 성향으로 세분화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제시한 것들 모두가 등장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매스큘리스트들 개개인 마다 여러가지 성향을 지니게 될 것이다.)

1. 상호교차성(?) 매스큘리즘
맨박스 이론과 상호교차성 이론에 대해 영향 받아 사회가 규정한 남성성에 대한 비판

2. 매트로섹슈얼(?) 매스큘리즘
남성의 치장도 하나의 권리로 보고 남성에게도 여성과 똑같이 화장하고 다양한 옷을 입게 해야 한다고 주장. 그러면서 남성이 여자와 똑같이 멋부리는 것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지닌 자에 대해 비판.
다만, 몇몇 매스큘리스트들은 이런 성향을 지닌 매스큘리스트를 보고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겨 인셀들을 형성하게 한다고 비판한다.

3. 사회주의적 매스큘리즘
1)말 그대로 사회주의와 매스큘리즘이 섞인 형태.(남성 평화 운동도 이와 어느정도 연관이 있다.)
2)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남성상에 대해 대해 사회주의적 관점으로 분석.
3)남성 문제에 대해 사회주의적 관점으로 설명.
- 남성들이 산업 재해, 질병, 전쟁 등으로 인해 사망하는 이유에 대해 이윤을 추구하는 체제가 기본적인 공공 의료 제도를 엉망으로 만들고 노동자의 안전을 무시하니 생긴 결과
- 남성 빈곤 문제, 골드디거, 인셀 서사가 생겨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겠다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체제가 사회 양극화를 일으키니까 남성의 빈곤이 늘어나니까 여자들이 아무리 결혼하려고 해도 이윤을 얻지 못하니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여기에는 1980년대 때 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목으로 실시된 신자유주의 정책이 사회 양극화, 실업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 것도 한 몫한다.)
- 남성이 여성보다 상당히 많은 데이트 비용, 양육비를 부담하는 건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체제에 있다고 한다.
- 사회주의적 매스큘리스트들은 한국의 젠더갈등의 원인도 취업난과 사회 양극화가 일어난 결과로 볼 것이다.

4. 성긍정 매스큘리즘
남성의 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매스큘리스트.(물론 성범죄에 대해서는 비판함.)
성적 지향,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 반대
남성의 피임과 성에 대한 개방적 성교육 지지
다만, 몇몇 매스큘리스트들은 이런 성향의 매스큘리스트를 보고 강간 옹호자나 가부장제 지지자로 착각할 수 있다.

5. 그외
1) 남성의 신체적 특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여 남성이 여성보다 건강이 악화되기 쉬운 이유에 대해 탐구하는 매스큘리즘 형태가 등장.
이들은 남성의 신체적 특성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열등하다는 이유로 무시하지 않음.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만 몇몇 매스큘리스트들은 가부장제 옹호자로 착각할 수 있다
2) 아무리 남성이 사회가 만든 남성 규율 하에서 고통을 받더라도 가부장제를 용인하거나 자신에게 폭력이나 성범죄를 저지른 여성에 대해 마사 누스바움과 같이 원망하거나 혐오하지 말고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는 매스큘리스트 등장
3) LGBT 운동에 대해 페미니스트와 함께 투쟁
4) 남성 성노동자에 관한 이슈 등장

등등


물론 이 시기에도 매스큘리즘 학문이 주류가 될 일은 없다고 해도 이 때에는 많은 매스큘리스트들이 페미니즘 진영과 와해해 페미니스트들도 매스큘리즘 학문을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이다.(맨박스 이론이 등장한 지금도 몇몇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과거와 달리 사회가 규정한 젠더규범이 남성에게도 억압을 주게 했다고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것도 있다.)
이 때에는 같은 매스큘리스트라도 예전과 같이 여성을 비하하는 래디컬 매스큘리스트에 대해 남성 비하와 다를 게 없다고 반대하고 한국의 안티페미협회, 마일로 야노풀로스와 같은 자칭 매스큘리스트에 대해 비판할 것이다.(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규율, 젠더규범, 안티페미니즘 내세우고 여성 혐오하는 자들은 이들이 페미니스트와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할 것이지만 페미니스트와 어느정도 와해한 자들은 이들에 대해 남성 혐오를 조장하는 이중 잣대가 있는 자라고 비판할 것이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와 매스큘리스트들은 한국과 인도의 젠더갈등에 대해 쓸데 없는 갈등 구도라고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몇몇 사람들은 내가 예상한 미래의 남성 운동을 보고 워마드가 제3물결 페미니즘을 흉자라고 매도하는 것과 유사하게 보거나 예전과 같이 남성 운동이 많이 없어지는 거 아니냐고 우려 하는데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라 남성 운동이 이전과 다른 형태가 된다는 것이지. 남성 운동 자체가 무시 받거나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아시다시피 매스큘리즘은 비주류 학문이라서 이에 대해 잘 모르는 자가 많다.)
다만 내가 우려하는 건 이 시기에도 남성 운동이 정체성 정치에 머물거나 사회 구조의 모순을 만든 기존 체제에 대한 비판이 하나도 없으면 항후 제4물결 페미니스트와 똑같이 될까 매우 우려가 되는 것 뿐이다.